장윤지
Yunji Jang
달리는 차 안에서 바라보는 창문 밖의 풍경은 어느새 추상이 된다.
저 멀리를 바라보면 온전한 형태로 존재하는 듯 하지만 가까운 것들을 바라보게 되면 형은 사라지고 어느새 색만 남게 된다. 순수의 색만이 남는다. 순수 색을 사용한 공간감의 발현, 회화 너머의 공간과 심상은 언제나 나에게 화두였다. 안과 밖, 외부와 내부의 경계 그 사이 어딘가를 잇는 것. 실재하는 형태의 경계선에 있는 것 은 가스통 바슐라르의 철학에서 찾을 수 있다.
가스통 바슐라르의 철학에서 창문은 물리적 경계를 넘어서 상상력의 통로 역할을 한다. 그는 창문을 통해 내 면과 외부 세계가 연결되고, 이를 통해 인간의 상상력과 감정이 확장된다고 보았다. 또한 이를 통해 우리가 바라보는 세계가 얼마나 광대하고 무한한지, 우리를 외부의 거대한 자연과 연결시키고, 동시에 우리 내면의 고요함과 연결되도록 돕는다.
창문은 단순히 외부 세계를 바라보는 물리적 틀이 아니라, 내면과 외부가 소통하는 공간적 매개체이다. 창문 을 통해 들어오는 빛과 풍경은 우리의 상상력과 감정을 자극하며, 이는 곧 우리 내면의 세계를 확장하는 중요 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와 같은 창문의 특성은 회화의 개념적 확장과 맞닿아 있다.
전통적인 회화는 주로 캔버스를 사용하여 표현되지만, 캔버스를 넘어서 다른 재료를 활용하는 것은 회화의 경계를 넓히고, 새로운 차원의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는 마치 바슐라르의 창문이 내면과 외부를 연결하는 통로인 것처럼, 재료의 확장은 회화가 새로운 형태와 공간으로 확장되는 것을 의미한다.
캔버스 대신 혼합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물리적 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창조하는 방법 이다. 이런 재료들은 그 자체로도 외부 세계와의 상호작용을 강화하고, 빛과 색을 새로운 방식으로 반사하거 나 투과시키며, 작품의 의미를 다층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세계가 우리의 내면에서 어떻게 다양한 가능성으로 변형될 수 있는지를 상징한다. 이 창문을 통해 우리는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과 사유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바슐라르가 말한 상상력의 공간을 빛과 색으로 해석하여, 창문을 통해 내면의 에너지가 외부 세계와 어떻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를 탐구했다.
창같은 회화. 내부와 외부를 연결시키는 문. 내부에서 외부를 바라보는, 그 외부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드는 회화라는 형식을 빌려 그 안에 공간감을 부여 색을 통해 관람객의 체험을 강조하여 시적교감의 주관적 느낌을 보여준다.
작가노트 중 -